추미애 ‘뒷북 제안’에도 대답 없는 윤석열

윤석열 만남 불발에…추미애 “수사·기소 분리 논의” 전화

회견 하루 뒤 대검 협조 요청
논란엔 ‘추진 배경 자료’ 배포
부산고검 간 윤 총장은 함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이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에게 “검찰 내 수사 인력과 기소 인력을 분리하는 방안을 논의하자”며 직접 협조를 요청했다. 추 장관이 검찰과 협의하지 않은 내용을 기자회견에서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윤 총장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13일 법무부 관계자는 “추 장관이 전날 윤 총장에게 전화해 검찰의 수사와 기소 주체를 분리하자고 한 취지와 배경, 향후 절차 등을 언급하고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지난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검찰 내부에서 수사와 기소 판단 주체를 달리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면서 “향후 검사장회의 등을 열겠다”고 말했다.

당초 법무부는 조남관 검찰국장이 이정수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에게 추 장관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대검을 방문하겠다고 했으나 윤 총장은 이 부장의 보고를 받고 제안을 거절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가 다른 국가에서도 유례가 없을뿐더러 범죄 수사에 공백이 생기고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본다.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회의를 연 사례도 찾기 어렵다.

법무부는 논란이 계속되자 이날 ‘분권형 형사사법절차 추진 배경에 대한 설명’ 자료를 배포하고 “대검과 긴밀히 협의하고, 외국 입법례도 참고하며, 일선 검사들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검찰 직접 수사 점검 모델을 마련한 후 시범적·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방해할 목적 아니냐는 지적을 두고 법무부는 “현재 검찰에서 직접 수사 중인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두고 제도 개선을 제안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으나 위 특정 사건에 대해서는 이 제도가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검찰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두고 4·15 총선 이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의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윤 총장은 부산고검과 지검을 방문했다. 윤 총장은 방문 취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애로사항이 없는지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수사와 기소 분리 제안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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